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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간학회가 2025 MASLD 진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기존 NAFLD 개념을 대사이상지방간질환(MASLD)으로 전환했다.
주요 심장대사 위험인자와의 연관성을 강조한 이번 개정은 조기 진단과 치료 필요성, 비침습적 검사 도입 필요성 등을 담고 있다.
아직 국내 허가된 치료제가 없는 가운데, 레즈디프라, 세마글루타이드, FGF21 작용제 등 차세대 치료제에 관심이 모인다.
대한간학회, 2025 MASLD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
국내 치료제 부재···차세대 주자 기대
대한간학회(이하 학회)가 최근 대사이상지방간질환(MASLD) 진료 가이드라인을 개정한 가운데 대사이상에 집중한 진단과 치료,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학회는 5월 29~31일 한국간담췌외과학회, 대한간암학회, 대한간이식연구학회 등 3개 학회와 공동 주최한 The Liver Week 2025에서 개정 MASLD 진료 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학회는 "과도한 음주 없이 간내 지방 축적을 특징으로 삼았던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NAFLD) 개념을 비만, 인슐린 저항성,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이상과의 밀접한 연관성을 반영한 MASLD로 전환한다"며 "MASLD의 정의, 진단 기준, 임상 양상 및 예후를 국내외 연구를 근거로 재정립하고 소아청소년 분야에서는 특히 정의와 진단을 중심으로 기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비알코올성지방간질환에서 대사이상관련지방간질환 혹은 대사이상지방간질환으로 변경됐던 질환 명칭은 공식적으로 대사이상지방간질환으로 확정됐다.
이는 '관련'이라는 용어가 포함되지 않아도 두 명칭의 의학적 의미가 동일하고, 국내 유병률이 약 30%에 달하는 흔한 질환인 만큼 더 간결한 명칭이 진단 및 환자 소통에 용이할 것이라고 판단한 결과다.
NAFLD→MASLD, '대사이상' 주요 변수로 부상
대한간학회 MASLD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위원회 장병국 위원장(계명대 동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2021년 가이드라인에 대한 이번 개정은 2023년에 새롭게 발표된 MASLD 개념을 적용하고 소개하는 목적"이라며 "최근 첫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치료제 레즈디프라(성분명 레스메티롬)가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만큼 이 역시 가이드라인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MASLD는 한 개의 심장대사 위험인자가 있으면서 영상/조직검사를 통해 간내 지방 축적이 확인된 상태로 정의된다. 여기에 유의한 양의 알코올을 섭취하지 않아야 한다. 학회는 MASLD 진단 기준이 NAFLD와 95% 이상 일치하는 점을 고려해 MASLD 유병률과 발생률은 기존 정의와 유사할 것으로 봤다.
심장대사 위험인자의 경우 △체질량지수(BMI) 23kg/㎡ 이상(이하 국내 기준) 혹은 허리둘레 90cm(남성)/85cm(여성) 이상 △공복혈당 100mg/dL 이상 혹은 식후 2시간 혈당 140mg/dL 이상 혹은 당화혈색소 5.7% 이상 혹은 2형 당뇨병 진단 및 약물 복용 △혈압 130/85mmHg 이상 혹은 약물 복용 △중성지방 150mg/dL 이상 혹은 약물 복용 △고밀도지단백질콜레스테롤 40mg/dL(남성) 및 50mg/dL 이하(여성) 등으로 본다.
MASLD는 다른 질환이 발생하거나 간 질환이 악화할 위험이 높은 데 비해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관리해야 할 문제로 지적돼 왔다.
실제로 MASLD 환자는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1000인년당 3.79명으로 그렇지 않은 경우(2.06명)보다 높고,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1.13배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HR 1.13; 95% CI 1.11~1.15).
또 여러 연구를 보면 MASLD 환자는 MASH나 간세포암으로 악화할 확률이 높았고, 특히 비만한 경우 예후가 더 나빴다.
통계에 따르면 MASLD 환자 숫자는 2010년 21만 명에서 2021년 기준 41만 2000명으로 증가했고, 관련 요양급여 비용도 155억원에서 583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국내 MASLD 환자는 서구권과 달리 비만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국내 환자 특성만 분석한 연구도 적은 상황이다.
국립보건연구원 김원호 박사는 The Liver Week 2025 발표 세션에서 "간경화나 MASH를 조기에 진단·예방하는 것이 어려운 만큼, 이보다 앞선 MASLD를 일찍 발견·관리하는 치료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MASLD를 효율적으로 진단·치료하는 것이 전반적인 만성질환 유병률 관리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2025년 개정 가이드라인은 단순히 알코올 섭취량이 적은 데 그치지 않고, 환자에게서 심장대사 위험인자가 발견되는지에 집중한다. 술을 마시지 않아도 발생한 지방간이라는 인식을 벗어나 비만,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대사이상 인자와 지방간질환의 연관성을 진단·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장 위원장은 "NAFLD와 MASLD는 질환 정의 자체가 달라졌다. 예전에는 지방간이 있으면서 유의한 양의 알코올을 섭취하지 않는 경우만 살피고 다른 요인을 배제했다면, 이번 개정안은 대사이상 요인 여부에 따라 진단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임상 현장에서 환자를 발굴, 진단하고 질환에 대해 설명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봤다.
이어 "MASLD 환자는 단순한 간 문제 외에도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매우 높다"며 "이번 개정안에서 강조한 바와 같이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해외 연구를 보면 지난 2023년 기준 MASLD와 관련된 사망률은 1000인년당 17.15%로 집계된 가운데, 심혈관질환과 관련된 사망이 5.64%로 가장 높았다.
필수 국가검진에 MASLD 진단 위한 혈소판 검사 포함돼야
MASLD의 국내 유병률은 약 30%에 달할 만큼 흔한 질환이지만, 그에 비해 질환 심각성에 대한 인지도는 낮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었다. 국가적, 체계적 관리 외에도 질환 인식 홍보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등장한 이유다. 정책적으로는 국가검진에 MASLD 진단에 필요한 혈소판 검사가 포함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장 위원장은 "MASLD 질환 예측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간 섬유화로, 이를 확인하기 위한 비침습적 검사 중 비교적 간단하고 정확도가 높은 것이 FIB-4 점수"라며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검사인데 FIB-4 점수 측정에 필수적인 혈소판 검사가 국내 국가검진에는 포함되지 않아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혈소판 검사가 추가되면 현재 진행하는 검사 대비 MASLD 위험군 및 고위험군을 발굴하는 것이 용이해진다. 또 FIB-4 점수를 기준으로 MASLD를 검사하면 음성일 경우에도 정확도가 높아 추가적인 진단이 불필요하다는 장점도 있다.
아울러 질환 양상이 다양한 MASLD 특성상, 질환 중증도를 보다 세부적으로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재 MASLD는 진단 시 상세 불명/원인 불명의 지방간질환으로 분류되는데 이는 상급종합병원 기준 경증 질환에 해당한다.
장 위원장은 "MASH는 중증 질환으로 구분돼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가 가능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간 조직검사가 필수적이다. 이 경우 조직검사가 불필요한 환자까지 검사를 받게 돼 사회적 낭비가 발생한다"며 "MASLD 환자 중 심각한 대사이상 위험 요인이 보고되거나 간 섬유화 2단계(F2) 이상으로 의미 있는 섬유화 상태인 경우로 진단되면 상급종합병원 치료를 권고하는 만큼, 제도적으로 융통성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레즈디프라·세마글루타이드·FGF21 작용제···선택지 확장?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강조한 MASLD의 주요 임상 양상과 예후는 △MASLD에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 및 이로 인한 사망 위험 증가 △간세포암 발생 위험 증가 △비만과 2형 당뇨병 등으로 인한 간외암 발생 위험 증가 △간 섬유화나 간경변증이 질병의 중증도 및 예후에 중요 △지방간염과 진행성 섬유화 동반 시 사망률 증가 등이다.
이에 따라 진단과 치료에 있어 중요하게 고려돼야 할 대사이상 요인이 구체적으로 제시됐지만, 치료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추가된 선택지가 없다. 가이드라인은 F2/F3 수준의 간 섬유화를 동반한 MASH 환자에서 레즈디프라 유효성이 입증된 만큼 이를 치료 약제로 권고하지만, 아직 레즈디프라가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 위원장은 "유럽간학회(EASL) 가이드라인은 레즈디프라 처방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해 소개 정도에 그쳤다"며 "기존에 권고됐던 비타민 E나 피오글리타존은 국내에서 여전히 쓰이고 있지만, EASL 가이드라인은 해당 약제를 권고하지 않는다. 다만 국내에서는 다른 치료법이 없어 권고하지 않는 수준으로 낮추지는 않았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된 MASLD 환자에서는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위한 스타틴 사용을 권고했고, GLP-1 수용체 작용제(이하 GLP-1 제제) 역시 MASLD 환자에서 비만이나 2형 당뇨병 치료를 위해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마지막으로 SGLT-2 억제제는 2형 당뇨병이나 심부전, 만성 신부전을 동반한 MASLD에서 동반질환 개선을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레즈디프라가 MASH 치료제로써 처음으로 허가를 받았지만 미국 약가가 연간 7000만원 수준으로 높고, 임상연구에서 보고된 효과가 약 30% 수준이었다는 점은 아쉬운 요소로 평가된다. 미국 내 치료 가이드라인은 레즈디프라 처방 후 6개월이 경과한 시점에서 약제 효과를 평가해 유의한 개선 효과가 입증되지 않으면 치료 중단을 권고하고 있다.
장 위원장은 "최근 세마글루타이드(제품명 오젬픽, 위고비)가 간 섬유화나 MASH 증상 개선에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만큼, 실제 적응증을 획득하면 국내에서도 사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비만하지 않거나 간경변을 동반한 MASLD 환자에게는 세마글루타이드를 사용할 수 없어 이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약제가 개발돼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차세대 주자로는 FGF21 작용제를 꼽았다. FGF21 작용제는 대부분 간에서 분비되는 FGF21 호르몬과 관련된 기전으로, FGF21은 당과 지질대사를 조절해 MASH 등 질환 치료와 관련된 가능성을 보인 바 있다.
현재 아케로 테라퓨틱스의 에프룩시퍼민과 89바이오의 페고자페르민 등 2개 약제가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두 제제 모두 임상2상에서 MASH 악화 없는 간 섬유화 개선을 보이며 위약군 대비 높은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에프룩시퍼민 임상2상 SYMMETRY 연구 결과, 저용량군 18%(95% CI -11~17; P=0.62), 고용량군 19%(95% CI -10~18; P=0.52)에서 위약군(13%) 대비 간 섬유화가 개선됐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반면 앞서 진행한 임상2상 HARMONY 연구에서는 저용량군 39%(15명, 95% CI 1.1~4.8; P=0.025)와 고용량군 41%(95% CI 1.0~5.0; P=0.036)가 1차 목표점을 달성하며 위약군(20%) 대비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
페고자페르민은 임상2b상 ENLIVEN 연구에서 15mg군 22%(95% CI -9~38), 30mg군 26%(95% CI 5~32, P=0.009), 44mg군 27%(95% CI 5~35; P=0.008)가 MASH 악화 없는 간 섬유화 완화를 달성하며 2개 군이 위약군(7%) 대비 의미 있게 높은 효과를 보였다.
장 위원장은 "MASLD 치료에 있어 중심이 되는 요소는 대사이상 기능을 개선하고 교정하는 것"이라며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가장 중요한 질병 개념이 바뀐 만큼 당뇨병이나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 대사이상 요소에 관심을 갖고 주의해서 진단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간학회 2025 MASLD 진료 가이드라인은 대한간학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